리뷰/서적
김재호,『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유월비상
2019. 3. 10. 22:50
서지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9859025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한국경제사 서적이다.
시대순으로 한국경제사를 설명하지만 흥미로운 키워드(예: 한국 중세의 특수성, 고려의 노비, 조선의 곡물저장,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등) 위주로 서술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교과서처럼 지루하지도 않고 심심풀이로 읽을 만하다. 입문용 서적이지만 여러 논문과 최신 학계동향을 언급하는 등 내용은 충분히 알차며, 한국사에 특정 현상이나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충분히 이해가도록 잘 서술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 글솜씨는 덤.
한국사의 '경제적 측면'에 집중한 책이라 그렇게 느끼는 면도 있지만, 덕분에 한국사가 좀 새롭게 다가왔다.
이렇게 좋은 책을 읽다보니, 한국의 역사교육이 재미없는 이유를 확실히 알겠다. 역사는 왜 이러한 현상/사건이 벌어졌는지 큰 틀에서 보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교과서 분량이 적으니 앞뒤배경 전부 짜르게 되어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결국 남는 건 영문도 모르고 무작정 외우게 시키는 것.
거기에 학계에서는 이미 반박된 이론들이나 오해들(예-토지조사사업은 조선인 수탈용이다)이 교과서에 버젓이 실리니, 역사교육이 유익하기는 커녕 오히려 잘못된 이해를 조장하는 면까지 존재한다.
한국경제사 입문용으로 딱 좋은 책이다. 더불어 한국의 역사교육에 회의를 느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10점 만점에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