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이야기/단순한 사변

한국사회와 폭력

유월비상 2018. 10. 30. 23:21

한국사회는 폭력적인가?

이에 대한 답은 폭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이 정반대로 나온다.


먼저, 폭력을 타인의 의사에 반해 단순 물리력을 행사하는 행위로 정의할 경우,

한국은 범죄율도 낮고 지역, 부족갈등 문제도 없는 매우 비폭력적인 사회이다.

한국의 이러한 비폭력성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반면에, 폭력을 타인에 의사에 반해 사회적 관계에서 유무형의 권력을 행사하는 행위로 정의할 경우,

한국은 위계질서가 엄격하며 집단의 논리를 중시하고, 개인이 집단에 희생해야 한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이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보다 심한지는 몰라도, 서구 선진국보단 폭력적이라는 덴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재미있게도 이 상반되는 현상이 크게 보면 같은 현상의 이면이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한국은 위계질서에 대한 순응을 중시하며 국가에서든 집단에서든 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에서의 폭력은 어느정도 용인된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과도하며 반사회적인 히피 및 범죄 문화가 발달하기 어렵다. 

국가와 집단에 순응하고 허튼 짓 하지 말라는 가치관이 개개인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또 학연 지연 등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내전을 일으키거나 문자 그대로 국가를 분열시킬 갈등을 벌이진 않는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공동체의식은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 물리적인 폭력은 적어졌다.


그래서 한국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폭력 수준은 높은 대신 물리적인 폭력 수준은 낮다.  

사회적 관계에서의 폭력 수준은 낮은 대신 물리적인 폭력 수준이 높은 미국, 유럽 선진국과는 정반대다. 



물론 두 폭력이 필연적으로 상충관계를 보이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한쪽 폭력을 줄이는 과정에서 자칫 다른 쪽 폭력을 늘릴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실제로 미국은 60-70년대에 기성 권위주의 질서에 대한 반발로 히피 문화가 발달하면서 범죄율이 급상승한 바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주제인데 나중에 이 주제로 제대로 파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