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의 지리에 대한 무지
대학 신입생의 지리적 문맹 때문에 입문 수업에서 소개하는 학술 담론의 수준이 낮아지게 되었고, 교수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도를 짜내었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이런 문제에 다른 교수들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했고, 때때로 강의실에서 벌어진 무안한 사건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도 했다. 그중 한 가지 일화는 마이애미 대학의 내 동료와 관련된 것인데, 그는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세계 백지도를 나누어 준 뒤 지리 지명을 아는 대로 적어보라고 시키기를 좋아했다. 결과는 언제나 형편없었고 해가 갈수록 더 나빠지기만 했다. 그 교수는 수강생 전체를 채점한 뒤, 태평양, 사하라 사막, 멕시코, 중국을 적지 못한 다수 학생들의 명단을 신랄히 비꼬며 발표하곤 했다. (중략) 마이애미 대학의 간부들이 이 기사가 대학의 위신을 깍아내릴지도 모른다고 초조해하는 동안, 다른 지역의 교수들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테스트를 실시해보았다. 그 결과는 우리 눈에는 이미 너무나 익숙했다. 미드웨스턴 대학에서는 세계지도에서 베트남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는 학생이 전체의 5퍼센트뿐이었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미국의 남쪽에 이웃한 국가의 이름을 멕시코라고 올바로 적은 학생이 전체의 42퍼센트에 불과했다.
- 『왜 지금 지리학인가』, 하름 데 블레이, 유나영 역, 사회평론, 2015, p.39-40
아니, 지리에 무지하다 해도 옆나라도 모른다는 건 심하지 않나.
한국에서 일본이 어디있는지 모른다는 학생이 절반 가까이 된다면 나라 몇 번 뒤집히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