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이야기/단순한 사변

미국사회의 지리에 대한 무지

유월비상 2018. 11. 3. 00:08

 대학 신입생의 지리적 문맹 때문에 입문 수업에서 소개하는 학술 담론의 수준이 낮아지게 되었고, 교수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도를 짜내었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이런 문제에 다른 교수들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했고, 때때로 강의실에서 벌어진 무안한 사건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도 했다. 그중 한 가지 일화는 마이애미 대학의 내 동료와 관련된 것인데, 그는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세계 백지도를 나누어 준 뒤 지리 지명을 아는 대로 적어보라고 시키기를 좋아했다. 결과는 언제나 형편없었고 해가 갈수록 더 나빠지기만 했다. 그 교수는 수강생 전체를 채점한 뒤, 태평양, 사하라 사막, 멕시코, 중국적지 못한 다수 학생들의 명단을 신랄히 비꼬며 발표하곤 했다. (중략) 마이애미 대학의 간부들이 이 기사가 대학의 위신을 깍아내릴지도 모른다고 초조해하는 동안, 다른 지역의 교수들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테스트를 실시해보았다. 그 결과는 우리 눈에는 이미 너무나 익숙했다. 미드웨스턴 대학에서는 세계지도에서 베트남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는 학생이 전체의 5퍼센트뿐이었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미국의 남쪽에 이웃한 국가의 이름 멕시코라고 올바로 적은 학생이 전체의 42퍼센트에 불과했다.

- 『왜 지금 지리학인가』, 하름 데 블레이, 유나영 역, 사회평론, 2015, p.39-40

아니, 지리에 무지하다 해도 옆나라도 모른다는 건 심하지 않나. 

한국에서 일본이 어디있는지 모른다는 학생이 절반 가까이 된다면 나라 몇 번 뒤집히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