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의 지리적 특성이라 하면.
동북아시아 모든 국가가 사실상 섬이나 다름없다는 데 있지 않을까.
주지하다시피 대만과 일본은 그냥 섬이고, 남한은 세계에서 제일 엄격한 국경인 휴전선을 두고 북한과 맞댄 탓에 실질적으로 섬이다. 1
그럼 북한과 중국은 타국과 접하지 않냐고 할 지 모르겠는데, 이 두 나라는 '명목상으로만' 타 국가와 접해있다.
(지형)
(인구밀도)
중국이 인구가 많긴 해도 대부분은 황하강 유역과 동해안 지대의 중심부에 몰려산다. 중국 국경지대의 인구밀도는 사실상 0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베트남과의 국경지대에 좀 산다.
첫번째 지도에서 보듯 북한과의 국경지대는 추운데다 산으로 가로막혔고, 러시아 국경지대는 평야지만 겨울에 매우 춥고, 몽골이나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국경지대는 사막과 산맥 한가운데 있고, 남아시아 쪽은 히말라야 산맥, 동남아시아 쪽은 정글로 가득하다. 하나같이 살기 힘든 지역이니 사람이 많이 살 수 없다.
그래서 중국은 국경과 동떨어진 중심부에만 사람이 몰려사는, 인구분포 상으론 실질적인 섬이다. 국경지대에도 많이 몰려살거나 심지어 국경지대에 대도시가 형성되기도 한 유럽과는 매우 다르다. 2
북한도 마찬가지다. 중국-러시아 국경지대와 남한과 맞댄 휴전선 문제는 앞서 말했으니 패스.
몽골도 동북아시아로 보는 경우가 있던데, 그렇게 봐도 결과는 같다. 인구밀도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몽골은 몇몇 도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빈 나라다.
동북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엔 이런 지리적 특성이 많이 기여했다고 본다.
한중일은 서로 떨어져 산 탓에 교류에도 불구하고 서로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를 만들 수 있었으며, 한중일 모두 타 국민과 타 국가에 대한 배타성이 강하다. 한중일의 강한 민족주의 감성도 이런 지리적 배경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3
+ 얼마 전에 쓴 글(http://philomenabin.tistory.com/75)을 보고 더 확장시켜서 생각해 봤다.
- 전 지역이 첥책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이상 출입국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군 병력 밀도가 제일 높은 지역이다. [본문으로]
- 국경지대에 바로 면한 도시만 생각해봐도, 스위스-프랑스 국경지대에 위치한 제네바, 오스트리아-헝가리-슬로바키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브라티슬라바가 나온다. [본문으로]
- 한 예를 들자면, 유럽은 발칸반도와 벨라루스-우크라이나를 제외하면 언어가 다르더라도 같은 알파벳 문자를 쓰는데, 한중일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남북한은 한글을 쓰고 일본은 히라가나-가타가나를 쓰고 중국-대만은 한자만 쓰는 등 서로 다른 문자를 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