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서적

홍지수,『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유월비상 2019. 1. 19. 00:25



서지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0256546


 출판계에 보기 힘든 류의 책이다. 제목에서 암시되듯 보수 성향의 저자고, 현재 서점 트렌드와는 달리 서구에 만연한 페미니즘이나 다문화주의 등 정치적 올바름을 강렬하게 비판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에 반감이 있기도 하고, 호기심에 읽어 봤다. 


아쉽게도 좋은 책이라곤 말 못 하겠다. 시종일관하는 스토리가 중심이 아닌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일화들을 나열하는 식이다보니, 내용이 두서 없이 왔다리갔다리하는 느낌이다. 내용은 많은데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그리고 여기 나온 내용들의 출처가 의심스럽다. 이론보다는 사례 중심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사례마다 뒷받침하는 미주가 있어야 신빙성이 생길 텐데,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그냥 책 마지막에 참고했던 유튜브 인명, 웹사이트[각주:1], 서적들을 한 번에 나열했을 뿐이다. 아무리 유튜브 컨텐츠가 인기라지만 유튜브에 상당부분 의존할 책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그나마 참고문헌 분량도 많지 않았다. 


그나마 정치적 올바름 비판이라는 터부시된 의견을 적나라하게 언급한 건 이 책의 성과다. 좌파들이 어떻게 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한 명백한 문제들을 뭉개고 지나갈 수 있었나 싶다. 억지 논리와 비약도 좀 있지만, 낮은 신빙성에 비해서는 근거와 논리가 의외로 탄탄하다. 책에서 묘사된 정치적 올바름의 행패를 보면 유체이탈을 하게 된다. 서구 문명도 이젠 한계가 왔나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할 정도. 다만 근거와 논리가 탄탄하다는 건 어디까지나 낮은 신빙성에 비해서이니 너무 맹신하지는 말 것. 


개인적인 점수는 6/10. 더 다듬었으면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꼭 있어야 할 책인지라 더더욱.


+ 이 책도 그렇지만 정치적 올바름, 페미니즘 비판한다는 논객들의 수준이 별로 높지 않아서 안타깝다. 극우적 사고에 빠진 경우도 많고, 그나마 나은 부류도 팩트에 대한 인지 수준이 좀 떨어지고, PC 추종자들의 행태에 조건반사같은 언행을 하는 어수룩한 모습을 보인다. 저러니 툭하면 수준 떨어진다며 조롱당하지. 


  1. 이마저도 구체적인 사이트 게시글 링크를 인용한 것도 아니라, 사이트 홈페이지를 링크해놨다. 한국일보의 한 기사를 링크해야 하는 상황에 한국일보 사이트를 링크하는 격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