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이야기/단순한 사변

현대 개발도상국에 관심을 가지다는 건

유월비상 2019. 2. 12. 20:24

바닥 밑엔 지하실이 있다는 걸 깨닫고, 

어지간한 비참함, 부조리함, 잔혹함엔 익숙해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흔히 개도국의 사회문제 하면 전쟁, 빈곤, 독재, 부패, 인권 탄압, 후진적인 가치관 등을 떠올린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문제가 개도국 국민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포괄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 모르는 것 같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



한국인들은 위 발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단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 

근데 단순한 분노를 넘어섰다.


이 짤은 인터넷의 '사탄조차 거를 발상' '사탄 1패' '사탄: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같은 사탄 드립의 기원이 되었다. 

도저히 사람xx가 할 발상이 아니라, 악마의 대명사 사탄도 거르지 않겠느냐는 소리가 나올 급의 미친 발상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적어도 한국인들은 저런 말도 안 되는 발상엔 격렬하게 반발한다.




그런데 저런 사탄도 거를 일이 일상생활에 버젓이 벌어지는 나라가 있다면 어떨까?



위 짤처럼, 공무원의 이름[각주:1]으로 '없던 규정도 만들어서' 약자들을 갈취하는 부패문화는 인도, 베네수엘라, 카메룬 같은 개도국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공무원의 횡포에 저항하면 어떻게 되냐고? 무자비하게 두들겨 팬 다음 그냥 경찰서로 끌려간다. 그리고 그 경찰서에선 무자비한 고문과 열악한 구치소가 기다리고 있다. 누명을 벗을 수 있다고? 재판 한 번 걸리는데 몇 년이 소요되고, 사법부가 노골적으로 경찰 비호 안 한다는 보장이 없는 나라에선 쉽지 않다. 



 

개도국 국민들에겐 미안한 소리일 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은 현실이 픽션보다 더하다는 슬픈 예시였다. 


개도국을 곤궁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끔찍한 현실부터 인정해야 할 것이다. 

  1. 원 글에선 공무원을 '사칭'하므로 실제 공무원이 저러는 개도국과는 다르다. 그러나 그거 말고는 완전 동일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