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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메드 압드엘-사마드는 독일의 저명한 이슬람학자로서, 이슬람교와 무함마드의 폭력적이고 전근대적인 면모를 비판했다가 이집트 이슬람 학자로부터 사형을 촉구하는 파트와[각주:1]가 발표되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에 시달린 악명높은 학자이다. 실제로 그는 독일에서 『이슬람 세계의 몰락(Der Untergang der islamischen Welt)』[각주:2], 『이슬람 파시즘(Der islamische Faschismus)』[각주:3] 등의 책을 썼으며, 유튜브에서 이슬람의 상자(The box of Islam) 시리즈 채널을 운영하여 이슬람교와 이슬람 사회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어로 번역한 채널(링크)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번 보는 걸 추천한다. 

그는 이 책에서 굉장히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현재 이슬람 사회가 직면한 전근대성, 폭력성, 여성 차별, 원리주의같은 고질병은 단순히 이슬람교가 기독교처럼 근대화하는 데 실패해 생긴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이슬람의 문제적인 면모는 선지자 무함마드가 활동하던 이슬람 태동기까지 뿌리를 거슬러 올라간다. 무함마드는 인격적으로 여러 결함을 가진데다 불우한 개인사를 가진 탓에 비뚤어져 잘못된 언행을 많이 했다. 또한 무함마드는 예수와는 달리 장군 및 지도자로서 정복과 폭력을 사용하여 이슬람 세력을 불려나갔다. 그 속에서 이슬람교의 문제적인 교리와 코란 및 하디스 구절들이 만들어졌다. 

그는 최근의 역사학, 이슬람학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슬람교와 코란의 신성한 탄생이라는 신화를 거부한다. 그는 이런 학설에 100% 동의하진 않는다고 말했으나, 어쨌든 이슬람 초기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인용한 학설엔 무함마드가 실존인물이 아니다, 이슬람의 기원은 메카-메디나 쪽이 아닌 레반트[각주:4]였다, 이슬람교는 원래 기독교의 이단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별개의 종교로 발전한 것이다, 무함마드가 죽고 80여년이 지난 아브드 알 말리크 때[각주:5]야 이슬람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등 비무슬림 입장에서도 충격적인 학설이 많다. 또한 그는 이슬람 교리와 코란에 유대교, 기독교 등이 미친 영향력을 분석하며, 코란이 시대에 따라 교리가 달라졌음을 분석하며, 악마의 시 일화[각주:6]를 언급하고, 무함마드의 개인사와 성격이 이슬람 교리와 코란에 미친 영향력을 분석한다. 그렇게 그는 이슬람과 코란을 순수하게 인간이 역사 속에서 만들어낸 창조물로 분석하려고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무함마드의 행보가 시대적인 한계였다는 흔한 변명도 기각한다. 무함마드는 끈임없이 여성 편력에 시다렸으며, 상대 종족과 전투하고 상대편이 항복했는데도 몰살시키는 등 7세기 기준에서 봐도 비판받을 행보를 했다. 그리고 서구 진보세력이나 무슬림들의 보편적인 생각과는 달리 여성 인권이나 타 종교에 대한 관용 등은 이슬람 등장으로 더 열악해졌음을 보인다.[각주:7] 심지어 무함마드가 뇌전증에 시달렸다던가[각주:8], 이슬람의 하루 5번 기도와 같은 교리가 그의 강박적이고 지배욕의 심리에서 나타났다거나, 이슬람교와 마피아는 태생이나 생존 방식 및 세계관에 있어 비슷하다는 식의, 비무슬림이 봐도 "저렇게 이슬람 비판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비판까지 나온다. 그러나 무슬림들은 무함마드와 코란을 신성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을 터부시한다고 지적하며, 이슬람이 문제적인 면모에서 탈피하려면 무슬림들이 무함마드를 선지자로 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 분석해야 함을 당부한다. 

이 책은 평전치곤 무함마드와 이슬람교에 대한 비판 수위가 매우 세다. 15-18억명이 믿는 세계적인 종교가 뿌리부터 잘못됐면서, 종교의 의의를 부정하려는 수준이니. 물론 터부시된 주제에 대한 터부시되는 주장을 하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책 잘못 읽었다간, 주화입마해서 이슬람 비판을 넘어 이슬람에 대한 혐오와 적개심에 불타기 좋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그리고 위에 링크 올린 이슬람의 상자를 구독할 사람은 그걸 유의하면서 읽기를 바란다. 

하지만 주장이 편향됐다고 보기엔 근거와 논리를 잘 갖추었다. 적어도 '문제되는 이슬람은 일부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이슬람이야말로 페미니즘적인 종교다'는 얼치기 이슬람 옹호자들의 논증보다는 훨씬 수준이 높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 논증에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존중받을 하나의 의견은 충분히 되는 책이다. 이슬람에 대한 단순한 혐오감정을 넘어, 진지하게 이슬람을 비판해보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개인적인 평점은 8/10

  1. 이슬람법에서, 율법학자(무프티)가 내리는 생활에서의 이슬람법 적용에 대한 조언. 형식적으로는 조언이지만, 국가에 따라 유권해석 수준의 권위가 있는 경우도 있다. [본문으로]
  2. 요즘은 한국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슬람 사회가 현대사회와 근대성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하고 말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본문으로]
  3. 이슬람교의 뿌리와 현대 이슬람 근본주의가 파시즘과 공통점이 많으며, 2차 세계대전 땐 아예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추축국과 많은 교류를 했다는 진실을 폭로했다는 책. [본문으로]
  4. 현재 영토 기준으로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요르단 쪽 지역. [본문으로]
  5. 우마이야 왕조(661-750)의 5번째 왕. [본문으로]
  6. 무함마드가 우상 라트, 웃자, 마나트를 인정하는 설교를 했다가, 나중에 사탄의 속삭임에 속아 망령된 말을 했다며 취소했다는 일화. 악명높은 살만 루시디의 동명 소설의 기반이 되었다. [본문으로]
  7.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슬람의 상자 49강에서 그는 무함마드와 예수를 비교했다. 그는 무함마드가 6세기 전의 예수보다도 전근대적이고 덜 진보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예수는 간통한 여성을 돌로 쳐 죽이라는 대중의 요구에 '죄 없는 자만 돌로 치라'고 답했으나, 무함마드는 그런 여성을 돌로 쳐 죽이라고 했다면서. https://www.youtube.com/watch?v=SbXpDxOtE8E&t=328s 참고. [본문으로]
  8. 책에선 대놓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슬람교 자체가 정신병 걸린 한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식의 극단적인 해석까지 가능해진다. [본문으로]
Posted by 유월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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