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0256546


 출판계에 보기 힘든 류의 책이다. 제목에서 암시되듯 보수 성향의 저자고, 현재 서점 트렌드와는 달리 서구에 만연한 페미니즘이나 다문화주의 등 정치적 올바름을 강렬하게 비판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에 반감이 있기도 하고, 호기심에 읽어 봤다. 


아쉽게도 좋은 책이라곤 말 못 하겠다. 시종일관하는 스토리가 중심이 아닌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일화들을 나열하는 식이다보니, 내용이 두서 없이 왔다리갔다리하는 느낌이다. 내용은 많은데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그리고 여기 나온 내용들의 출처가 의심스럽다. 이론보다는 사례 중심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사례마다 뒷받침하는 미주가 있어야 신빙성이 생길 텐데,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그냥 책 마지막에 참고했던 유튜브 인명, 웹사이트[각주:1], 서적들을 한 번에 나열했을 뿐이다. 아무리 유튜브 컨텐츠가 인기라지만 유튜브에 상당부분 의존할 책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그나마 참고문헌 분량도 많지 않았다. 


그나마 정치적 올바름 비판이라는 터부시된 의견을 적나라하게 언급한 건 이 책의 성과다. 좌파들이 어떻게 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한 명백한 문제들을 뭉개고 지나갈 수 있었나 싶다. 억지 논리와 비약도 좀 있지만, 낮은 신빙성에 비해서는 근거와 논리가 의외로 탄탄하다. 책에서 묘사된 정치적 올바름의 행패를 보면 유체이탈을 하게 된다. 서구 문명도 이젠 한계가 왔나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할 정도. 다만 근거와 논리가 탄탄하다는 건 어디까지나 낮은 신빙성에 비해서이니 너무 맹신하지는 말 것. 


개인적인 점수는 6/10. 더 다듬었으면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꼭 있어야 할 책인지라 더더욱.


+ 이 책도 그렇지만 정치적 올바름, 페미니즘 비판한다는 논객들의 수준이 별로 높지 않아서 안타깝다. 극우적 사고에 빠진 경우도 많고, 그나마 나은 부류도 팩트에 대한 인지 수준이 좀 떨어지고, PC 추종자들의 행태에 조건반사같은 언행을 하는 어수룩한 모습을 보인다. 저러니 툭하면 수준 떨어진다며 조롱당하지. 


  1. 이마저도 구체적인 사이트 게시글 링크를 인용한 것도 아니라, 사이트 홈페이지를 링크해놨다. 한국일보의 한 기사를 링크해야 하는 상황에 한국일보 사이트를 링크하는 격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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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4796737


개발도상국/최빈국의 빈곤, 성장 문제를 연구하던 경제학자가 전세계적인 이민 문제에 대해 쓴 책이다. 


보통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이민 문제를 논할 땐 사회학, 정치학적인 분석이 많다. 이민자의 사회동화 문제, 이민 유입이 극우정당에 미치는 영향, 외국인의 범죄 문제 등등...  더군다나 연구가 많이 되서인지 수준도 어느정도 된다. 경제학적인 분석도 종종 나오지만, 대부분 수준이 기대 이하다. 기껏해야 이민 유입이 자국민 임금 떨어트린다는 근거는 없다, 인구절벽 찾아오니 이민자 대량 들여와 경제적 쇠퇴를 막자 이 정도다. 엄밀한 분석을 통한 결론이라면 모를까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외국의 논의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일단 한국에서는 그렇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굉장히 신선했다. 안 그래도 경제학이 복수전공인지라 더. 다행히 이 책은 기대만큼 좋은 책이었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이민하면 흔히 생각하는 이민자와 이민한 나라의 원주민[각주:1]만 분석한 게 아니다. 개발도상국/최빈국 빈곤 문제가 전문인 경제학자라 그런지, 이민자가 나라를 떠나고 남겨진 사람들까지 분석의 틀 안에 넣었다. 심지어 책 초반부엔 이 책이 원래 '이민가고 남겨진 사람들'을 중점에 둔 책이라고 말한다. 그 부분에서 저자의 개도국에 대한 온정이 느껴졌다. 그래 개도국들도 살긴 살아야지. 



핵심적이거나 주목할 만한 부분을 언급하자면, 


0-1. 이민율에는 크게 세 요소가 중점이 된다. 두 국가의 생활수준 격차, 이주의 경제·정치적 난이도, 이민가려는 나라에서 자기 국적의 디아스포라 규모. 생활수준 격차와 디아스포라 규모는 커질수록 이민율이 높아지며, 이주의 난이도는 낮아질수록 이민율이 높아진다. 일단 저자의 모델에 따르면 그렇다. 


0-2. 이민의 효과를 제대로 분석하려면 '현재의' 이민 총규모에서 손익을 따지는 게 아니라, '한계적으로(marginal)' 이민자가 추가로 유입됐을 때의 손익을 따져야 한다. 누가 경제학자 아니랄까봐 한계적인 분석을 하는군. 


1.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문화적 상대성 개념은 잘못되었고, 개도국 출신 이민자는 후진적인 가치관과 문화를 가졌기 때문에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정치적 올바름 신경 덜 쓰는 경제학자라 그런지, 놀라울 정도로 대담한 주장을 한다. 저자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빈곤함은 사회를 빈곤하게 만드는 사회시스템이나 문화. 가치관에 의해 기인했기 때문에, 빈곤국 이민자들도 '후진적인 사회의 가치관이나 문화'를 그대로 가졌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저자는 영국에 자메이카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폭력적인 범죄조직 문제로 골머리를 앎았다고 서술한다. 영국과 비교할 때 자메이카는 범죄율이 극도로 높고 범죄문화가 발달한 사회인데, 그 문화가 이민자를 통해 영국까지 들어온 것이다. 


2. 이민 유입은 사회적 통합성과 신뢰를 감소시킨다. 이민자들이 유입되면 저들과 내가 같은 시민이라는 생각이 옅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민자-원주민 간 신뢰뿐만 아니라 원주민 내의 신뢰까지 줄어든다. 이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걸 넘어, 이민정책으로 사회갈등이 생겼을 경우 문제 해소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이 유럽보다 복지정책이 약한 이유가, 미국 이민자 비율이 유럽보다 높다보니 "왜 국민도 아닌 저 이민자에게 내 소중한 세금을 쏟아부어야하지?"하는 정서가 강해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2-1. 이민자들은 자기 정체성이 강하다보니 자기 국적끼리 똘똘 뭉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사이에서 원주민들은 불안감을 갖고 정체성을 재발견하면서 자발적으로 뭉치게 된다. 문제는 이게 통상적으로 외국인 혐오나 차별로 해석된다는 것. 


3. 보편적인 관점에서 동화정책이 다문화정책보다 옳다. 왜나하면 다문화정책은 동화되지 않은 디아스포라 이민자를 더 많이 만드는데, 이는 0.에서 설명했듯 이민율을 더 끌어모으고, 사회가 감당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민자를 끌어올 수 있다. 단, 사회적 차별과 소외는 이민자가 사회동화를 거부하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 저자는 이를 모델과 그래프를 사용해서 일일히 증명했다. 


4. 극우들의 '이민자들이 우리 일자리 뺏어간다'는 선동은 거짓말이지만, 이민 유입의 경제적인 순효과가 환상 가질 정도로 크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는 그 순효과도 줄어들어 0에 가까워진다. 또 최빈층의 경우는 이민자 유입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최빈층의 일차리가 이민 유입으로 인한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자칫 최빈층이 받는 사회복지를 빈곤한 이민자가 가로챌 수 있다. 


4-1. 이민 유입은 자칫 숙련자를 육성해야 할 직종들이 그 과정을 이민자 유입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 이민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인재 유출이 개발도상국에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만약 이민유입국이 숙련직으로 이민을 제한할 경우,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교육열을 자극하여 국민들의 평균적 교육수준을 늘릴 수 있으며, 이민가고 모국의 친족에게 송금을 보내면 개도국에 이득이 된다. 또 외국으로 간 인재가 모국으로 다시 돌아오면 그 재능을 바탕으로 모국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민국의 선진적인 사회 시스템이나 문화, 가치관을 가져와 사회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 단, 너무 가난하거나 인구 규모가 작아 인재가 일할 기초적인 기반도 안 갖춰진 나라는 피해를 볼 수 있다. 


5-1. 이 경우 개발도상국에 제일 유익한 이민 시스템은, 초청 노동자 모델 즉 이민오게 해서 특정 기간만 일하게 한 다음에 돌려보내는 유형이다. 위의 이상적 시나리오에 딱 부합한다. 참고로 정치적 혼란으로 생긴 난민들도 개도국의 인재유출을 생각하면 '혼란이 잦아들면' 바로 돌려보내는 것이 이상적이라 한다.


6. 생활수준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이민자는 보통 이익을 보지만, 정체성 혼란이나 차별, 외로움 등의 문제로 주관적인 만족도 향상은 생활수준 향상보다 덜 할 수 있다. 다만 연구가 많지 않아서 후속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위에 언급한 거 말고도 쟁점은 많지만, 저작권 문제도 있고 여기까지만.


갠적으로 의아했던 부분도 몇 있다. 예를 들어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이민이 덜 필요할 수 있다는 구절이 있는데, 한국이나 일본처럼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네는 좀 다를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게 좋을 수 있어도, 갑작스런 인구 감소는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유입이 만능 열쇠는 아니더라도 좋은 대안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민의 여러 부분을, 그것도 경제학적인 모델과 실증결과를 통해 분석한 건 탁월하다. 무엇보다 이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환상을 깨버리고, 건조하게 사실위주로 언급해서 좋다. 이민 유입이 필요하지 않나 싶었던 나도, 보다 확실하게 이민의 득실을 알 수 있었다. 이민 문제에 대한 분석 중 이만큼 탁월한 걸 내가 본 적이 없다. 개인적인 평점은 9/10.


한국은 곧 닥칠 인구감소 문제로 인해 이민에 대한 논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때, 외국인 유입 정책이나 외국인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세우지 말자. 그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 공평하게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찾아와서 논박하자. 서구 선진국에서 극우 및 외국인 혐오세력이 부흥한 건, 인종차별과 외국인혐오에 대한 터부로 기성 정당이 이민 유입으로 벌어진 문제를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음에 대한 반동이라고 저자는 뼈아프게 지적했다. 


+ 위에 언급한 내용엔 한국에 적용해 볼 부분이 많지만, 다 쓰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나중에. 

  1. 책에선 자국민이 아닌 원주민이라는 표현을 썼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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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0629478

저자 하메드 압드엘-사마드는 독일의 저명한 이슬람학자로서, 이슬람교와 무함마드의 폭력적이고 전근대적인 면모를 비판했다가 이집트 이슬람 학자로부터 사형을 촉구하는 파트와[각주:1]가 발표되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에 시달린 악명높은 학자이다. 실제로 그는 독일에서 『이슬람 세계의 몰락(Der Untergang der islamischen Welt)』[각주:2], 『이슬람 파시즘(Der islamische Faschismus)』[각주:3] 등의 책을 썼으며, 유튜브에서 이슬람의 상자(The box of Islam) 시리즈 채널을 운영하여 이슬람교와 이슬람 사회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어로 번역한 채널(링크)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번 보는 걸 추천한다. 

그는 이 책에서 굉장히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현재 이슬람 사회가 직면한 전근대성, 폭력성, 여성 차별, 원리주의같은 고질병은 단순히 이슬람교가 기독교처럼 근대화하는 데 실패해 생긴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이슬람의 문제적인 면모는 선지자 무함마드가 활동하던 이슬람 태동기까지 뿌리를 거슬러 올라간다. 무함마드는 인격적으로 여러 결함을 가진데다 불우한 개인사를 가진 탓에 비뚤어져 잘못된 언행을 많이 했다. 또한 무함마드는 예수와는 달리 장군 및 지도자로서 정복과 폭력을 사용하여 이슬람 세력을 불려나갔다. 그 속에서 이슬람교의 문제적인 교리와 코란 및 하디스 구절들이 만들어졌다. 

그는 최근의 역사학, 이슬람학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슬람교와 코란의 신성한 탄생이라는 신화를 거부한다. 그는 이런 학설에 100% 동의하진 않는다고 말했으나, 어쨌든 이슬람 초기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인용한 학설엔 무함마드가 실존인물이 아니다, 이슬람의 기원은 메카-메디나 쪽이 아닌 레반트[각주:4]였다, 이슬람교는 원래 기독교의 이단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별개의 종교로 발전한 것이다, 무함마드가 죽고 80여년이 지난 아브드 알 말리크 때[각주:5]야 이슬람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등 비무슬림 입장에서도 충격적인 학설이 많다. 또한 그는 이슬람 교리와 코란에 유대교, 기독교 등이 미친 영향력을 분석하며, 코란이 시대에 따라 교리가 달라졌음을 분석하며, 악마의 시 일화[각주:6]를 언급하고, 무함마드의 개인사와 성격이 이슬람 교리와 코란에 미친 영향력을 분석한다. 그렇게 그는 이슬람과 코란을 순수하게 인간이 역사 속에서 만들어낸 창조물로 분석하려고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무함마드의 행보가 시대적인 한계였다는 흔한 변명도 기각한다. 무함마드는 끈임없이 여성 편력에 시다렸으며, 상대 종족과 전투하고 상대편이 항복했는데도 몰살시키는 등 7세기 기준에서 봐도 비판받을 행보를 했다. 그리고 서구 진보세력이나 무슬림들의 보편적인 생각과는 달리 여성 인권이나 타 종교에 대한 관용 등은 이슬람 등장으로 더 열악해졌음을 보인다.[각주:7] 심지어 무함마드가 뇌전증에 시달렸다던가[각주:8], 이슬람의 하루 5번 기도와 같은 교리가 그의 강박적이고 지배욕의 심리에서 나타났다거나, 이슬람교와 마피아는 태생이나 생존 방식 및 세계관에 있어 비슷하다는 식의, 비무슬림이 봐도 "저렇게 이슬람 비판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비판까지 나온다. 그러나 무슬림들은 무함마드와 코란을 신성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을 터부시한다고 지적하며, 이슬람이 문제적인 면모에서 탈피하려면 무슬림들이 무함마드를 선지자로 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 분석해야 함을 당부한다. 

이 책은 평전치곤 무함마드와 이슬람교에 대한 비판 수위가 매우 세다. 15-18억명이 믿는 세계적인 종교가 뿌리부터 잘못됐면서, 종교의 의의를 부정하려는 수준이니. 물론 터부시된 주제에 대한 터부시되는 주장을 하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책 잘못 읽었다간, 주화입마해서 이슬람 비판을 넘어 이슬람에 대한 혐오와 적개심에 불타기 좋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그리고 위에 링크 올린 이슬람의 상자를 구독할 사람은 그걸 유의하면서 읽기를 바란다. 

하지만 주장이 편향됐다고 보기엔 근거와 논리를 잘 갖추었다. 적어도 '문제되는 이슬람은 일부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이슬람이야말로 페미니즘적인 종교다'는 얼치기 이슬람 옹호자들의 논증보다는 훨씬 수준이 높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 논증에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존중받을 하나의 의견은 충분히 되는 책이다. 이슬람에 대한 단순한 혐오감정을 넘어, 진지하게 이슬람을 비판해보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개인적인 평점은 8/10

  1. 이슬람법에서, 율법학자(무프티)가 내리는 생활에서의 이슬람법 적용에 대한 조언. 형식적으로는 조언이지만, 국가에 따라 유권해석 수준의 권위가 있는 경우도 있다. [본문으로]
  2. 요즘은 한국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슬람 사회가 현대사회와 근대성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하고 말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본문으로]
  3. 이슬람교의 뿌리와 현대 이슬람 근본주의가 파시즘과 공통점이 많으며, 2차 세계대전 땐 아예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추축국과 많은 교류를 했다는 진실을 폭로했다는 책. [본문으로]
  4. 현재 영토 기준으로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요르단 쪽 지역. [본문으로]
  5. 우마이야 왕조(661-750)의 5번째 왕. [본문으로]
  6. 무함마드가 우상 라트, 웃자, 마나트를 인정하는 설교를 했다가, 나중에 사탄의 속삭임에 속아 망령된 말을 했다며 취소했다는 일화. 악명높은 살만 루시디의 동명 소설의 기반이 되었다. [본문으로]
  7.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슬람의 상자 49강에서 그는 무함마드와 예수를 비교했다. 그는 무함마드가 6세기 전의 예수보다도 전근대적이고 덜 진보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예수는 간통한 여성을 돌로 쳐 죽이라는 대중의 요구에 '죄 없는 자만 돌로 치라'고 답했으나, 무함마드는 그런 여성을 돌로 쳐 죽이라고 했다면서. https://www.youtube.com/watch?v=SbXpDxOtE8E&t=328s 참고. [본문으로]
  8. 책에선 대놓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슬람교 자체가 정신병 걸린 한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식의 극단적인 해석까지 가능해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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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서지 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3185831

현재 EU가 처한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근본적으로 국가도 아니고 연합도 아닌 EU의 어정쩡한 체제가 문제였고, 거기에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질서로 인해 문제가 터졌다고 한다. EU의 기술관료화로 인한 민주적 정당성의 실추, 문제를 중재하고 책임질 EU 내 기구의 부재,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폐해, 회원국 간 심각한 불평등, 구조조정을 위한 과도한 긴축 요구, 유럽인이라는 공통된 시민의식 부재, 그 상황에서 통일화폐 유로화를 도입한 부작용 등. 그리고 해결책으론 조세의 누진성 강화, EU 구성원 전체를 포괄하는 사회안전망, EU 조직의 개혁 등을 요구한다. 내가 EU를 많이 알진 못하지만 살짝 들어봤던 이야기들을 모아 정리해둔 느낌이다. EU에 빠삭한 사람은 굳이 읽을 필요까진 없는 책이다.

눈치빠른 사람은 윗 문단에서 눈치챘겠지만, 고전적인 좌파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다. 저자가 무려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속하고, 위르겐 하버마스의 조교인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중도-중도우파 성향인 나는 문제 분석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극복할 것을 요구하는 등 경제를 언급한 부분이 그랬다. 신자유주의가 실체도 불확실하고, 좌파들이 보수우파 성향의 경제정책을 깎아내리려 사용하는 유행어라서 그렇다. 흔히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언급되는 통제되지 않은 국제자본이나 무조건적인 친기업정책이야 문제일 수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신자유주의로 얻는 이득도 있다. EU는 인구가 미국보다 많지만, 과학기술이나 혁신은 미국보다 뒤떨어지는 편이다. 자기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신자유주의를 제대로 시행했다면 EU는 혁신과 국가 경쟁력에 있어서는 더 좋아졌을 것이다. 

해결책이라고 제시한 것도 좀 어이없었다. 현실성이 낮고, 앞에서 한 이야기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국적, 인종, 성별 등을 막론한 EU 구성원 전체에게 적용되는 사회안전망정책을 실시하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실질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빈곤한 국가를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 이걸 부유한 EU 국가들의 국민들이 얌전히 동의해줄까? 저자들도 인정하다시피 부유한 EU국가들의 국민들은 이미 "왜 내가 저 나라들에게 돈을 퍼줘야 하지?"라면서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부유한 국가들은 빈곤한 국가에 구조조정을 빌미로 가혹한 긴축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EU의 고질적 문제를 심화시켜서 EU 문제를 풀겠다는 게 가능한가? 저자는 사회안전망이 EU에 대한 불만을 불식시키고 시민의식을 형성시킬 거라 예단하지만, 그러러면 부유한 국가들에게 EU의 포괄적인 사회안전망이 EU 구성원 모두에게 유익할 거라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아쉽게도 저자는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무슬림 이민자라는, 사람들로 하여금 EU를 거부하게 만드는 새로운 변수에 대한 해결책은 나와있지 않다. 하다못해 차별과 편견이 무슬림 이민자를 극단화했으니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내용조차 없다. 무슬림의 동화 거부 및 과격화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불평등 및 빈곤으로만 환원할 수 없는, 사회문화적으로 분석할 부분이 많은 문제이다. 저자의 해결책은 이 문제를 설명하지 못한다. 저자가 책을 출판한 시점(2014년 11월)은 이슬람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전이었지만, 그래도 물밑 단계에선 이슬람 문제가 분명 존재하던 때였다. 

정치적 편향성 및 대안의 현실성 문제로 까대긴 했지만, 이 책이 EU의 각종 문제를 포괄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한 부분은 좋다. 사실 편향성 문제도 경제 언급한 부분만 주의하면 된다. 전문적으로 공부한다면 몰라도, EU  의 문제에 입문하기엔 나쁘진 않은 책일 듯. 그래서 개인적인 별점은 7/10.


+ 문체나 글 서술 방식이 확실히 사변적이며, 뭔가 철학적인 심오함이 느껴진다. 아마 저자가 독일 출신이라 그런가? 대륙유럽 출신 저자들은 영미출신과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 내가 읽어본 책들은 다 이런 식이었다. 

++ 저자는 언급을 피하려 했지만, 어조를 보면 EU의 미래를 매우 비관적으로 보는 듯 하다. EU가 지금 그대로 존속되도 문제고, 붕괴되면 더 문제고. 심지어 해결책이 실현가능한지에도 자신이 없어 보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저자가 내놓은 해결책의 비현실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추가했다.) 

Posted by 유월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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